경서니의 소소한 일상

양귀자 "모순"을 읽고 (나름의 스포주의)

코코볼짱 2021. 5. 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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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사이로 인생을 흘려보내고 있다 말하는 주인공 안진진, 

25살의 나이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느끼고 인생을 다시 계획 있게 보내보려고 하는 사람"

을 기준점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연 나는 손가락 사이로 인생을 흘려보내고 있지 않은가.

그 어떤 누가 손가락 사이로 인생을 흘려보내고 싶을까?

다들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겠지?

 

 

주인공 안진진은 흔히 드라마에 나올 법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 남은 인생을 함께할 A , B를 두고 속된 말로 각을 재고 있다.
여기서 각을 잰다는 나쁜 뜻으로 표현한 말이 아니다.
주인공 안진진은 , 남은 인생을 자유분방한 A와 함께 자유롭게 보낼 것인지 

아니면 남은 인생은 조금 더 계획적으로 보낼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적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떤 선택을 하던 누구도 손가락질할 수 없다고 본다.
그녀의 선택이기에.


쌍둥이 엄마와 이모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 또한 흥미로웠다. 

자격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엄마와 항상 행복해 보이고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이모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의 안진진의 깨달음

 


소설 “모순”을 읽으면서 책 이름대로 모순적인 부분이 많았는데. 

 


술에 찌들어 사는 남편과 조폭 아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도 
삶에 대해서 재미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안진진 엄마와 
이와 반대로 누가 봐도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인생을 살지만 재미가 없다며 삶을 스스로 끝낸 이모
또, 술 주정뱅이에 가정폭력을 하는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주인공 안진진 등


많은 모순적인 일들이 나오는데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가는 그런 소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끊어가며 읽었는데 그 이유도 그런 거 같다. 
응? 이해가 가면서도 이해가 안가. 이게 뭔 말이지 하면서 말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 엄마가 자주 쓰는 표현이 생각났는데 "이해가 안 가면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나는 예전보다 그 표현이 조금 더 와 닿는 거 같다. 


각자의 삶이 다 다른 거고 그걸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머리 아프다고 , 

이해하려 하지 말라고 했던 우리 엄마


또, 책 내용 중 후반부에는

안진진이 A와 B의 사이에서 선택한 결과가 나오는데 그 선택이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모의 삶의 결론이 어찌 됐건 안진진은 그동안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내 친구는 종종 극단적인 선택하기를 자주 하는데 그만큼 결정하기 힘들었다.

자유롭지만 불안정한 삶의 김장우 vs 사소한 것도 계획대로 진행돼야 하지만 안정적인 삶의 나영규

나였어도 그동안의 힘든 삶을 끝내고 이제는 안정된 삶을 선택하고 싶을 것이다.

 


책에는 읽은 순간 띵- 한 부분이 몇 가지 있었는데



스스로의 삶을 변명하기 위해서 어머니의 삶을 들춰내야 한다는 말은 정말 어리석은 핑계이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이모가 죽고도 세월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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